[海月君] 빚주머니
  ripi

빚주머니

주말이면
빨간 날이면
살아나는 아이야,
그땐 웃음이 모두
빚이란 것을 몰랐다
오 부 이자로 덧칠된
원금도 까먹을, 까만 빚

익월 계산도 없이
매주 정산도 아닌데
하루를 외상으로 얻었나
붉게 또 푸르게,
무심코 새긴
몇 년 동안의 채무

가진 것을 넘어선 날들에
바닥난 추억으로 오늘을 갚는다
평일 저녁마저 가뭇없다
이 빚의 끝은 어디일지,
너를 향한 담보는 무엇이고
대체 우리의 시간은, 얼마였는지

차라리 아이야,
보잘것없는 날들을 모아
성대한 빚잔치를 열자
세간살이도 모두 내어,
살아갈 기억도 팔자
남은 미련에 비기느니,
파산신청도 하자

내일이 오기 전,
보증도 없이 우리는
먹지 같은 저 달력을 또
넘겨야 하느니


2014. 2.  5
        해월군,


* 빚주머니 : 많은 빚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상태
* 가뭇없다 : 간 곳을 알 수 없다, 흔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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