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月 : 인연의 임계점
  ripi

      인연의 임계점

먹지도 말하지도 못하게
혀 밑으로 들어앉은 너를
거울 앞, 입을 벌려 들여다본다
타액들과 섞여 곪아 가는지
하얗게 질려버린 거품들 사이로
문득, 그날의 입맞춤이 떠오른다

기억도 나지 않는 시간에
이름도 잃어버린 동네에서
어떻게 여기까지 숨어 지냈는지
알 턱도 없이, 궁금하지도 않고
그저 그런 짜증과 투덜거림에
어물쩍 넘어가는 그때의 사정

비로소 멀어지는가보다
어느 초라한 오후의 쓴웃음만치도
내 가슴이 소요되지 않는 이제
한 점 귀찮은 입병의 원인처럼
그날의 일들은 사소하게 소모된다
인연이란, 여기까지인가 보다

                    2008.   9. 20
                                海月

*임계점臨界點: 물질의 구조와 성질이 다른 상태로 바뀔 때의 온도와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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