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배낭여행, 이집트에서 남아공까지 **9 이집트 - 후가다
  ripi


** 후가다(후루가다, Hurghada)


늦은 저녁의 후가다(후루가다, Hurghada) 시내는 여느 휴양지와 같은 풍경의 도시는 아니었다. 조금은 먼지가 이는, 어딘지 구석이 허전한 모습이랄까. 어떤 이는 이 도시가 한창 개발과 발전의 중간에 있다고 했고, 어떤 이는 이미 후가다가 가격 경쟁력에서 시나이(Sinai) 반도의 다합(Dahab)에 밀리고 있다고도 했다. 어떻게 딱히 정의되기 어려운, 그러나 있을 건 다 있어 보이는 곳이랄까.

사실 아무래도 상관없다. 그렇다, 그저 홍해(Red sea)가 보고 싶었다. 그 뿐이었다. 모세가 하나님의 힘을 빌려 지팡이로 갈랐다던, 그 바다가 난 보고 싶었다, 가능하다면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더 망가지기 전에.

어 렵지 않게 호텔 지배인의 도움을 얻어 내일 스킨 스쿠버 다이빙을 위해 바다에 나가기로 되어있는 팀에 합류하기로 했다. 마침 우리나라 사람들이라 단체할인을 함께 얻기도 했는데, 그쪽도 모두 같은 일행은 아니고 숙소에서 여러 팀이 만난 것 같았다. $40. 내일에 펼쳐질 푸른 바다를 생각하면 잠이 쉬이 오지 않을 법도 한데, 깨끗하고 안락한 숙소는 곧 나를 꿈의 세계로 안내했다. 그리고 나는 바다와 만났다.





가볍게 통성명을 하고 인사를 나누니, 어느새 하늘과 구분되지 않는 형언할 수 없는 푸르름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아! 모두들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 쪽빛 바다를 누가 홍해라 이름 붙였을까. 눈에 박하사탕을 넣은 듯한 청량감이 아무리 보아도 질리지 않을 것 같았다.





붉은 바다라는 뜻의 홍해. 누구는 울긋불긋한 산호들이 수없이 서식하는 탓에 홍해라 했고, 또 다른 이는 붉은 모래 언덕이 쭉 뻗은 해안선의 빛 때문이라고도 했다. 무엇인들 어떨까. 그 이름은 그저 오늘의 푸른빛을 더 돋보이게 하는 하나의 장치 같았다.


30여 분을 나아가니 수면 밑으로 작은 산호섬들이 속속 들어났다. 그리고 어느 한 곳, 배들이 모여 있는 곳에 우리도 정박하고 닻을 내렸다. 풍덩! 큰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채 일깨우기도 전에 사람들은 뛰어들기부터 했던 것 같다. 난 좀 더 사진을 찍자고 배 위로 오르기도 했고 장비들을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기도 했다. 포근하니, 날이 좋았다. ‘이거 스킨스쿠버 하기 좋은 날인걸!’ 마치 몇 년이고 한 사람처럼 중얼거리기도 해보고.





우리는 아직 자격증이 없기 때문에, 코치의 손을 잡고 함께 들어가고 또 수영해야 한다. 가격이 저렴한 덕에 이집트는 국제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따기 좋은 곳으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정규과정은 대략 3-5일 정도가 소요된다. $200-250. 한국에서는 2배정도 든다고 한다.


수심 대략 10m. 조그만 물고기들이, 산호들이 그 곳에 있었다. 헤엄치고 있었다. 그리고 나도 함께 유영하고 있었다. 어떻게 하나가 되었다고 말하기는 힘들겠지만, 마치 새로운 세상에 손가락을 대어본 느낌이라고 할까. 가끔 입으로만 호흡하기에 곤란을 느끼면서도 일 초도 놓치고 싶지 않던 십여 분간의 잠수. 만약, 다른 세상이 있다면 이 산호섬은 그 입구쯤 되지 않을까. 그 문을 두드리는 심정으로 톡 톡 톡 노크를 해보았다.



입수 전, 장비를 점검하는 코치님


입수는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두 번 이루어졌고 점심은 뷔페로 간단하지만 맛나게 선상에서 즐길 수 있게 차려졌다. 입수가 10-15분 정도로 짧은 관계로 일행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스노클링이나 일광욕을 하면서 보냈다. 잠수복은 그 자체로 마치 구명조끼와 같이 우리를 물속에서 떠오르도록 도와주었다. 스쿠버 다이빙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ripi



돌아오던 길


01:03 자다가 일어남
꿈을 꾸었다. 기억은 나지 않는다. 다만, 상대적 진실과 절대적 진실에 대하여 누군가와 격한 논쟁을 벌였더랬다. 꽤 진지하고 고민했던 것 같은데... 아마 범위나 범주에 관한 문제였던 것 같다. 글로 옮기고 싶었는데, 아쉽다.

오늘 처음으로 말라리아 약을 복용했다. 라리암. 잘 모르겠다. 어떤 약을 먹을지 워낙 고민 끝에 결정한 것이라 그냥 일행이 있을 때 먹어보기로 했다. 여행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처음 먹은 건, 다름 아닌 뱃속 사정 때문이다. 어제까지는 약간의 변비로 고생을 했는데 오늘은 주룩주룩 이다. 여행의 변비는 늘 처음의 삼사일간에 있었지만 토니가 준 꿀물을 먹고 나니 갑자기 배가 요동을 치다가 온종일 설사를 했다. 변비에 좋다더니 정말 효과가 직방이다. 으윽!



그래도 먹어야 살지 않겄나?


...ripi


[prev] 아프리카 배낭여행, 이집트에서 남아공까지 *10 이집트 - 카이로 (1) ripi
[next] 아프리카 배낭여행, 이집트에서 남아공까지 **8 이집트 - 콤옴보와 에드푸 ripi
list 


Copyright 1999-2019 Zeroboard / skin by Thedear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