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배낭여행, 이집트에서 남아공까지 *20 지부티 - 아쌀 호수 Lac Ass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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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부티는 다양한 문화의 혼류, 인종적인 특징과 더불어 독특한 자연환경으로도 유명하다. 화산 분출로 생긴 지형들이 국토 전체에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는데, 아베호수(Lac Abbe)와 아쌀호수(Lac Assal)가 그 대표적인 예다. 그 중 내가 방문한 곳은 지부티 시티에서 서쪽으로 약 100km 정도 떨어진 아쌀호수이다.



아쌀호수 입구


해수면보다 153m나 낮은 아프리카 대륙의 최저점, 아쌀호수. 아름답게 펼쳐질 순백의 소금해안 뿐만 아니라, 이 호수가 아프리카의 최저점이라는 사실은 이 대륙의 최고점을 목표로 하고 있는 내게 큰 의미로 다가온다.



** 아쌀호수 Lake Assal

아쌀호수로는, 아쉽게도 대중교통이 따로 운행되지 않는다. 하여 여행사나 숙소를 통해 차를 따로 빌려야한다. 파울로가 호텔 사장과 20여 분간의 협상 끝에 13000Dfr로 합의를 보니 대략 각자 $70 정도 되었다. 내 의견은 묻지도 않고 (내가 가지 않겠다고 하면 어쩌려고! 물론 그런 일은 없겠지만 말이다. 쩝.)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시키신 파울로님께서는 스스로 성사시킨 계약 건에 아주 만족하신 듯, 내게 가격을 일러주며 어서 돈을 내라고 재촉하신다. 켁!


                                                                      아쌀호수로 가는 길








황량한 벌판 위로 듬성거리는 키 작은 수목들과 야생의 낙타들. 그 밑으로 구르는 돌멩이들. 조금은 쓸쓸한 풍경을 지나며, 동행하게 된 호텔 사장의 아들과 그의 친구이자 호텔 직원인 사내의 이야기를 흘려듣는다. 왠지 차에서 잠시 내려 돌이라도 주어보고 싶은 기분이다. 그러나 차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는 길을 거의 시속 140-150km로 달리는 중간에 선뜻 말을 꺼낼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러다 어느 순간 호수가 멀리 보이기 시작하면, 아, 하고 감탄사를 연발할 수밖에 없게 되느니. 푸른 호수와 하늘 그리고 병풍처럼 둘러싼 검은 절벽. 강하게 부는 바람과 함께 펼쳐진 풍광은 쉽게 잊을 수 없는 장면으로 기억에 남는다.



호수 위의 붉은 섬, 멀리 악마의 섬이 보인다


아쌀호수는 검은 휴화산으로 둘러싸인 분화구에 생성된 호수로서 가장 깊은 곳은 수심 60m 정도이며 해수면보다 낮은 탓에 염도가 보통 바닷물에 세 배 가까이 높다. 그리하여 아쌀호수는 일종의 소금광산으로 수 세기동안 이 지역 일대에 소금을 공급해왔으며 수많은 소금회사들이 난립하고 있는 요즘에도 낙타에 소금을 실은 채 에티오피아로의 국경을 넘는 상인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아쌀호수의 풍경








지하 150m에 내려와 있는 기분이란, 조금씩 지하의 어느 곳에 가까워지는 느낌이랄까. 흰 소금위로 강하게 반사되는 빛과 열로 섭씨 50도. 정말로 지옥불로 다가가는 듯한 느낌이 들다가도 꿈속을 거닐고 있는 것만 같기도 하고. 다만 눈을 바로 뜨기만큼은 쉽지 않다.


                                                                      소금해안의 풍경












...ripi, 호텔 사장 아들, 파울로


전형적인 브라질리안 사내, 파울로


파울로는 말없이 경치를 감상하고 두 친구들은 우리보다 더 신이 나서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나는 마치 얼음 위를 걷는 듯 혼자 멀리 나가지 못한다. 왠지 어느 지점에서 소금들이 우수수 깨지며 나를 저 먼 지하의 세계로 데려갈 것만 같다. 나를 휘감는 이 열기는 마치 경고인 것 같고.







물이 맑다. ...그러나 생명체는 살 수 없겠지


마치 푸른 멍이 든 것 같던 소금 호수


정말 기념품이라도 하나 사고 싶은데, 앞으로의 여정동안 저 돌덩이를 들고 다닐 엄두가 감히 나지 않는다.


소금채취 작업장


생각이 많은 걸까 단지 감상적인 걸까. 잡념들의 소산물일까. 돌아오는 길에도 소금호수는 마치 소금별처럼 멀어지지도 그렇다고 가까워지지도 않는다. 허공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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