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프리카, 그 푸른대륙에서의 100일 **4 이집트 - 룩소르 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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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집트 Egypt

나일강을 따라 흐르는 왕국시대의 유적들과 아름다운 쪽빛바다 홍해에서의 스쿠버다이빙, 바람소리도 들리지 않는 사막 한가운데서 바라보는 쏟아지는 별빛과 지나가던 사람도 멈추는 정겨운(?) 아랍상인들의 호객행위까지!

세계 유명한 여행지마다 그 만의 수식어가 있겠지만, 이집트만큼 그 수사들이 가져오는 기대감을 충족시켜주는 나라가 또 있을까? 이 나라에 와서 카이로의 피라미드만 관광하는 과오를 범하지 않는다면, 고대의 유적들과 고유의 자연환경이 주는 감명은 분명 독특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물론 이집트도 과연 아프리카의 일부로 보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지만 다양한 문화가 한데 섞인 용광로와 같은 이곳이 다채로운 경험의 여행지로서 매력적이라는 사실은 분명 틀림이 없다.

게다가 20세기에도 나세르와 사다트 그리고 무바라크와 같은 개성강한 지도자들을 거치며 여러 차례의 전쟁을 통해 아랍과 미국의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찾아간 역사는 역사, 그 자체로도 굉장히 흥미로우니 내가 아랍세계의 축제기간인 라마단*에 맞추어 이 나라를 찾게 된 것은 분명 우연이 아닐 것이다.

* 라마단 : 아랍어로 ‘더운 달’을 뜻하며, 천사 가브리엘이 무하마드에게 ‘코란’을 가르친 신성한 달로 여겨, 이슬람교도는 이 기간 일출에서 일몰까지 의무적으로 금식(물 포함)하고 날마다 5번의 기도를 드린다.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 룩소르 Luxor

사실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이집트 문명이 문화적으로 가장 번성했던 시기는 고왕국 시대(피라미드가 건축된 시기, 기원전 약 2500-2000년)가 아닌 신왕국 시대(기원전 약 1500-1000년)이다.
그 당시의 수도는 카이로가 아닌 테베즈(Thebes, 룩소르의 옛 이름)였으며, 이곳에 파라오들은 나일강을 중심으로 동편(East Bank)에는 사람들을 거주시키고 해가 지는 서편(West Bank)에는 죽은 자들을 위한 무덤과 그들을 추모하는 사원을 건설하였다.


* 서편 (West Bank)

- 왕가의 계곡(Valley of the Kings)

왕가의 계곡은 과거 파라오들이 도굴을 피하기 위해 바위에 암굴을 파서 만든 왕들의 묘지이다. 안타깝게도 가장 최근에 발굴된 투탕카멘의 묘(Tutankhamen's Tomb)를 제외하고 62개의 묘가 20세기 이전에 모두 도굴되었다. 사실 투탕카멘의 묘는 그 이름만으로는 꽤 유명하지만 현재 그 안에 있던 대부분의 보물들은 카이로 이집트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고 규모도 다른 왕들에 비해 작고 보잘 것 없다. 그가 어린 나이에 요절한 불우한 파라오였기 때문이다. 아마 그래서 세기의 도굴꾼들을 피해갈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람세스6세(Ramses Ⅵ)와 세티1세(SetiⅠ)의 묘가 인상적이며 다양한 내용을 간직한 ‘사자의 서’와 같은 벽화들을 만날 수 있다.




뜨거운 햇살을 피하는 것 말고도 무덤 안은 둘러봐야할 이유가 충분히 있다. 무심코 멈춰서 그 안의 벽화를 바라보다 문득 수천 년 전 누군가 나와 같은 자리에서 이 누런 암벽에 죽음과 관련된 그림을 새기고 있었다고 상상하며 나도 모르게 살짝 소름이 돋았다면, 좀 과장된 거짓말일까?





- 핫셉수트 장제전 葬祭殿 (Temple of Hatshepsut 혹은 Deir al-Bahri)

핫셉수트 장제전은 왕가의 계곡에서 멀지 않은 곳에 핫셉수트가 그녀 자신과 아버지 투스모시스 1세(TuthmosisⅠ)를 위하여 건립한 거대한 신전이다.
고대의 이집트는 놀랍게도 다른 고대문명들과는 달리, 남녀가 평등한 사회를 이루고 있었는데,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핫셉수트가 그녀의 남편이던 투스모시스 2세의 사후死後, 첩의 자식이던 투스모시스 3세를 밀어내고 왕위에 오른 사실은 그리 놀랍지 않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후에 왕위에 오른 투스모시스 3세가 복수심에 신전의 많은 부분을 훼손했다고 전해진다.




신전은 3층으로 이루어져있으며 뒤로는 깎아지른 절벽이 마치 병풍처럼 서있다. 신전 앞으로는 탁 트인 푸른 평야가 넓게 펼쳐져있고 내부에는 핫셉수트의 치적에 관한 내용의 벽화가 새겨져있다.







이런 거대한 신전을 건축할 만큼 큰 권력을 손에 쥐고 있던 파라오 핫셉수트이지만, 그녀의 시신으로 판명된 미이라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신원불명으로 박물관 한 구석에 방치되어있었다고 한다. 그녀의 관에 있던 부러진 치아와 내장의 DNA판독으로 이제 그녀의 미이라는 제자리를 찾았지만, 과연 수많은 관광객들 앞에서 그녀는 과연 평온할까? 온갖 권력과 야욕이 얼마나 무상한지.


오랜 세월의 흔적



- 여왕들의 계곡(Valley of the Queens)

이 계곡에는 파라오들의 부인, 즉 여왕들과 왕의 형제와 같은 왕족들이 묻혀있다. 고대 이집트의 왕들 중 가장 훌륭하고 강한 권력을 지녔던 파라오로 평가받는 람세스 2세(RamessesⅡ)의 부인 네페르타리(Nefertari)의 무덤도 이곳에 있는데, 가장 아름답고 또 잘 보존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람세스 2세가 가장 사랑했던 아내의 죽음을 슬퍼하며 남긴 시는 여전히 유효하다.

나의 사랑, 그대는 특별했소. - 살아있는 여인들 중 최고의 아름다움을 지닌 그대에게는 아무도 적수가 될 수 없었지. 그저 스치는 것만으로도 그대는 나의 가슴을 훔쳐갔다오.





- 멤논의 거상 (Colossi of Memnon)

나일강의 서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우뚝 서있는 거대한 두 개의 석상은 바로 멤논의 거상이다. 높이가 무려 20m에 이른다고 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 전쟁에서 그 유명한 아킬레우스에 의해 전사한 에티오피아의 영웅 멤논왕이 새벽이면 그의 어머니인 여신 에오스(Eos, 바람과 별의 어머니)를 부른다고 해서 유명해졌다. 후에 에오스는 최고의 신 제우스(Zeus)에게 간청하여 그를 동쪽으로 옮겨와 소생시켜 불사의 존재가 되게 하였다고 한다.

단, 그의 울음소리는 후에 거상의 갈라진 틈에서 나오는 진동소리로 밝혀졌는데, 저 거상을 바라보며 그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아마 우린 살아가며 모든 것들을 너무 낱낱이 파헤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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